No. 058 “가정의 머리, 아내가 세웁니다. (1)”

** 한 여성의 글을 2회에 나누어 목회자 코너에 싣습니다. **

여성학의 바탕과 여성해방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시대사조를 머리와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교육받고 자랐던 저는 아마 남자들이 보기에도 꽤 골치아픈 여자 쪽에 속했었던 듯 합니다. “아이고, 저것이 하나 달고 나왔어야 했는데…”라시던 할머니의 혀차는 소리가 그렇게도 듣기 싫어서, 딸 셋 중 큰 딸이었던 저는 여자가 남자에게 꿀릴 것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남자를 원수로 알았던 결혼 전의 제 모습이 생각나면 제 남편은 농담 반 진담 반, “내가 구제해 줬길래 망정이지…” 하며 웃곤 합니다.  저도 하나님이 주신 계명을 하나쯤은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 원수를 참 사랑하고 있으니까…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께서는 제게 여러가지 새로운 이름을 주셨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자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사랑받지 못하는 자에서 “사랑하는 자”로, 잃어버린 자에서 “하나님께 속한 자”로 끊임없이 제게 새로운 이름을 주시고 저를 그 이름으로 부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안에 주님이 되신 그 분의 뜻에 따라 살겠다고 다짐했더랬습니다. 

그런데 결혼하면서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새 이름이 있었습니다. “돕는 배필(창 2:18)”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남편에게도 새로운 이름을 주셨습니다.  “아내의 머리(엡 5:23)”라고 합니다. 저는 이 이름들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돕는 배필이라고 하면 뒷치닥거리나 하는 졸병같은 느낌이 들었고, 아내라는 이름은 머리에 비해 꼬리같은 취급을 당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남편과 아내에게 사용된 언어들은 시대착오적이고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투덜댔고, 아내라는 자리가 굴레요 굴욕이라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친구들 중 제일 먼저 시집을 간 친구의 집들이에서, 남자들은 모여서 고수돕치고, 여자들은 부엌에서 모여 음식을 돕던 모습을 보고는 결혼이란 것이 할게 아니구나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다 눈꺼풀에 콩꺼풀이 씌여서(?) 만나 남편이 된 사람이 어느날 저녁 “물떠와”라고 말했을 때, 저는 “웬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무슨 소리인지 실감했습니다. 여자라서 억울했던 저의 아픈 상처를 다시금 도지게 하던 이 “물떠와” 소리 때문에 제 남편이 겪었을 고난(?)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해지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는 “아내의 머리”라고 쓰여진 말씀의 뒷부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