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어요 ]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대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방학기간이면 조용하던 아파트가 더 조용해집니다. 작년 12월 달에는 학생들이 겨울 방학이라서 집으로 갔다고 생각했는데 항상 소리 없는 발소리와 조그마한 그림자가 우리를 항상 엿보며 따라 온다는 느낌에 숨어서 확인해보니 귀엽게 생긴 고양이 한 마리가 조심스런 경계 속에서 따라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배가 고픈 것 같아서 우리 집에 있는 멍멍이 밥(개사료)을 주었더니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멍멍이 밥을 먹는 순간에도 제가 조금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만 나면 그곳을 경계하듯 쳐다보며 밥을 얼른 먹고 가버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양이가 마음 문이 열렸는지 새벽예배에 갈 때도 미리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며 인사를 하고, 밖에 나갔다 오면 다가와서 이뻐 해달라고 자기 머리와 몸을 비벼댑니다. 아마 그것이 고맙고, 좋다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마른 멸치를 한번 주었더니 얼마나 잘 먹는지 저도 먹어봤습니다. 저는 마른 멸치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습니다. 지금은 야옹이가 먹을 때 저도 한 마리씩 같이 먹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조금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알맞게(?) 하셨던 분들이 이곳에서 하나님을 알아가며 조금씩 신앙이 뜨거워져서 믿음의 확신 가운데 정착지로 출발하기도 하고, 교회에 대한 인식이 안 좋던 분들이 회복되어 감사함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번도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던 분들이 교회에 나와서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서(요3:16,요1:12,롬10:9-10) 새로운 정착지로 출발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끔씩 학생과 청년들에게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낼 때가 있습니다. 이번엔 학생 한명에게 안부 인사와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와 격려와 기도로 마무리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왔습니다. “목사님~ 신앙을 갖는다는게 이렇게 좋은건지 몰랐었요!!ㅎㅎ”

    자기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에는 개인의 결심이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먼저 그 기쁨을 누린 자들의 사랑의 배려와 격려와 인도가 있다면 우리는 좀 더 일찍 함께 기뻐할 것입니다. 우리 예수문교회 안에 먼저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한 자들이 있다면 숲(믿음으로 향하는 길)에 길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숲에 깊은 함정이나 위험이 있다면 그전에 위험과 경고의 푯말을 붙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파이팅(말씀의 가르침과 중보기도)을 외쳐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훗날에 “신앙을 갖는다는게(예수님을 만나는 것) 이렇게 좋은건지 몰랐어요”라는 고백이 여러분을 통해서 들려지기를 축복합니다.

          “이 말씀은 나의 곤란 중에 위로라

                             주의 말씀이 나를 살리셨기 때문이니이다(시편119:50)”